꼬리 꼬리....잘 가렴

2014. 5. 29. 12:05Happiness is Being Owned by a CAT!!!!

한 일년전부터인가 우리아파트 동 근처에서 터를 잡은 길고양이 한마리가 있었다.

남자를 피하긴 하지만, 나름 애교도 많고 사람을 잘 따라서 

아파트 청소동 한켠에 잠자리도 마련해주고, 아파트 주민들 몇몇과 병원도 자주 데리고 가던 아이였다.


꼬리 꼬리 <- 이전에 올렸던 포스트



(꼬리가 저렇게 기형이라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꼬리'라고 부르게 된듯 하다)




그 착하고 귀염성 있던 아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적혈구를 생성해내지 못하는 자가 면역성 빈혈질환.

길고양이를 흔쾌히 받아주던 동물병원 의사말로는 제일 '질 나쁜 병'에 걸렸다고 했다.


일주일간은 병원에 입원해있었고, 고가의 수혈치료까지 해줬지만....

안타깝게도 짧은 생을 끝내고, 곁을 떠나버렸다.


와이프와 여러 아파트 주민들이 깊은 슬픔에 빠졌다.



심장이 멎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녀석의 얼굴을 보니


그저 

 

"수고했어, 잘가...미안해..."


라는 말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가끔  이렇게 아파트 문안으로 사람들을 따라 들어갔다가, 종종 갇히곤 했다.)




(오래 살라고 중성화 수술도 해주고, 병원도 자주 데리고 갔던 기억이 있다.)




며칠 영양제와 산소 공급을 받으면서 인큐베이터 안에서 조금씩 차도가 있을때만 해도...


곧 괜찮아 질거라 생각했는데...


항상 나름 건강한 우리 애들을 보다보니, 이렇게 쉽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게 고양이라는 존재라는 걸 

너무나 연약한 존재라는 걸 다시 느꼇다.



미안해 꼬리...더 놀아주지 못해서,

더 맛난 캔을 가져다 줬어야 하는데..


내가 부르는 빈손을 냄새만 맡고 그냥 가버리게 한게 한이 된다





잘 가라, 꼬리....더 좋은세상에서 보자






2014년 5월 28일 4시 반

현대아파트 102-103동 대장고양이 '꼬리' 잠들다